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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가득한 노래로 돌아온 귀순가수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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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타앤스타
작성일05-05-27 11:46 조회96,17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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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순 배우 1호’로 한창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김혜영이 모처럼 새 음반을 들고 나왔다.

벌써 3집째다. 자신의 사연을 담은 몇몇 노래의 반응이 시작부터 꽤 괜찮고, 일본에서도 전파를 타고 있다. 북에서 남으로, 다시 일본으로 향하고 있는 그녀는 제2의 인생을 꿈꾼다. 이번에는 여러모로 조짐이 좋다.

‘귀순 배우’라는 수식어를 달고 연기와 음악으로 활발한 활동을 했던 김혜영.
한동안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했더니 어느새 새 음반을 들고 나왔다. 3집 음반은 그녀만의 독특한 음색이 살아 있는 퓨전 트롯 곡들로 가득하다. 그중 몇 곡은 벌써부터 사람들의 반응이 오고 있어 사뭇 기대감이 크고, 내심 자신감도 있다.

그러나 가수로 데뷔하기까지는 그리 순탄치 못했다.

처음 같이 일한 매니저에게 사기를 당한 것. 앨범 녹음까지 마친 상태에서 모든 것을 중단해버려야 했던 그녀. 결국 음반을 내지도 못했다. 노래를 안 하겠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당시 그녀의 충격은 컸다. 혼자서 방황하기를 여러 날. ‘북한에서 온 배우 1호’라며 이곳저곳에서 러브콜을 받다가 잠잠해진 시기가 바로 이때쯤이다.

지금의 소속사 사장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 1집부터 김혜영의 음반을 완성해낸 그는 작곡자이기도 하다. 3집에 수록된 전 곡 역시 그가 직접 작곡했다. 애초부터 김혜영을 염두에 두고 만든 곡들이어서 더욱 감칠 맛이 나는데, 그녀의 또랑또랑하고 뾰족한 느낌의 목소리를 최대한 살린 것이 특징이다.

처음에는 창법에도 변화를 줬다. 1, 2집 때의 북한식 창법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어서 이번에는 아예 한국 창법으로 불러보자 했는데, 그렇게 했더니 오히려 자신만의 개성이 사라져버리더라는 것. 거부감만 없애는 수위에서 창법을 조절하여 3집 음반을 완성했다.

몇몇 곡은 그녀가 직접 가사를 썼다.

특히 수록곡 ‘첫사랑 오빠’ ‘살짝쿵’ 등은 그녀의 사연이 담긴 노래들이어서 애착이 간다. 첫사랑은 언제 떠올려도 애틋한 법.

3집 타이틀곡 ‘첫사랑 오빠’는 대학 시절 자신의 첫사랑을 떠올리며 가사를 썼다. 대대장(학생회장)이었던 김혜영의 첫사랑 상대는 소위 ‘킹카’. 인기가 좋은 촬영학과 학생인데다 얼굴까지 잘생긴 그는 모든 여학생의 입에 오르내리던 인물이었다.

“원래 제 친한 친구와 사귀는 사이였어요. 근데 그 친구가 다른 남자를 만나 결혼하면서 학교를 중퇴했죠. 북한은 결혼을 하면 학교를 다닐 수 없거든요. 혼자 남은 그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 저에게 고백을 하더라구요. 좋아한다고. 저도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녀를 잊기 위해서 날 만나려는 거면 싫다고 얘기했어요. 그건 아니라고 그가 확실하게 말하더라구요.”

조금씩 호감을 느껴가고 있던 차, 그녀의 마음이 결정적으로 그에게로 향한 건 그가 김혜영의 부모님 앞으로 보낸 편지 한 통. 자신을 좋아한다고, 만나고 싶다는 그의 진솔한 마음이 담겨 있었던 것. 친구들의 부러운 시선 속에서 풋풋하게 사랑을 키워갔지만 그들의 만남은 그리 길지 못했다.

그녀가 졸업을 앞두고 마지막 방학을 보내겠다고 집으로 내려간 게 마지막이 되어버렸다. 그에게 말 한마디 전하지 못한 채 남쪽으로 내려온 것.

“차라리 못 보고 헤어진 게 오히려 나을 것 같았어요. 그때 동생도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국경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헤어지는 모습이 너무 가슴 아프더라구요. 말도 제대로 못하고 손에 편지 한 통 건네받고 헤어진 동생이 얼마나 많이 울었었는지….”

동생을 달래느라 당시엔 자신의 일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고. 이곳에서 서서히 안정을 찾은 다음에야 그 사람 생각이 났고, 그때의 애절한 마음을 담은 것이 ‘첫사랑 오빠’의 가사다.

‘살짝쿵’은 이곳에서 연예계 활동을 하던 당시, 그녀에게 프러포즈를 했다가 거절당한 남자 연예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의 마음을 눈치 채고 있었지만 줄곧 모른 척 했는데, 그가 프러포즈를 해왔던 것. 한창 일을 해야 할 시기였기에 남자를 사귄다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그녀는 쌀쌀맞을 정도로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한창 연예인 비디오니 뭐니 해서 한국 사회가 무섭게 느껴졌던 시기였다. 자신이 과연 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을지, 남자를 잘못 만나면 자신의 인생이 망가져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생각 등으로 혼란스러운 때였다.

후에 그 남자 연예인이 사귀고 있던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는 얘기를 들었고, 미안한 마음이 들더란다. 그가 자신의 노래를 들으면서 기분이 좋아지기를, 새로운 사랑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곡이 ‘살짝쿵’이라고.

마음을 다잡고 다시 일에 전념할 무렵, 지금의 남편 이철용씨를 만났다.

선한 눈빛과 자신을 배려해주는 마음에 이끌려 만난 지 1년여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2001년 악극 ‘여로’에 출연할 당시 남편이 공연을 보러 왔어요. 당시 제가 ‘분이’ 역할을 했는데 시어머니에게 쫓겨나고 눈물 펑펑 쏟는, 한마디로 애처로운 역할이었죠. 공연을 보며 ‘저 사람을 자기가 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대요.”

이철용씨는 10일 동안 꽃을 사들고 분장실로 찾아왔고, 의사라는 직업을 십분 발휘하여 동료 배우들에게 영양 주사를 놔주기도 하고, 초밥도 사주고 그랬다. 뒤에 안 사실이지만, 그 모든 것이 주변 사람들을 섭렵한 뒤 대시하겠다는 남편의 작전이었던 것.

남편이 춘천에서 개업해 요즘 주말 부부로 지내고 있다. 스케줄이 많을 때는 한 달에 한두 번밖에 만나지 못한다.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서먹서먹한 부분도 있지만, 그녀에 대해서라면 끔찍할 정도로 자상한 남편이다.

만나지 못할 땐 말로라도 챙겨주고, 자신이 아무리 피곤해도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함께 쇼핑도 해준다. 무엇을 하든 아내와 처가 식구들을 먼저 생각해주는 남편과, 10대 종손의 종갓집 맏며느리지만 제사 하나 신경 안 쓰도록 배려해주는 시어머니는 그녀에게 가장 고마운 존재다. 이런 든든한 배경이 있기에 지금의 김혜영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

연극과 뮤지컬 등 연기 활동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그녀는 가수 활동에 더 치중할 계획이다. 3집의 몇몇 곡은 일본의 도시바와 녹음하여 전파를 타고 있는 상태고, 6월부터는 일본에서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일본 전역을 순회하는 쇼케이스도 가질 예정이며, CF 얘기도 오가는 중이다. 김혜영은 일본에서 꽤 유명한 가수. ‘북에서 온 배우가 남한에서 활동한다’는 것으로 이슈화되기 시작해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고, 현재는 후원회원만 백만 명에 이른다. 우산을 쓰고 가더라도 그녀를 알아보고 사인을 받아가는 이들이 제법 많다.

북에서 남으로, 그리고 일본으로 이어진 폭넓은 활동을 통해 제2의 인생을 꿈꾸고 있는 가수 김혜영. 이제 남은 건 그녀만의 색깔을 더욱 진하게 물들여 나가는 것. 낭랑한 북(北)의 목소리가 그녀의 바람대로 ‘김혜영식 창법’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글 / 신현화 기자 사진 / 지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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