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작사김석준
작곡김석준
그리고 나는 이제 너를 꺼지라 말을 해야 해
이제는 나에게 바늘 한 자루도 남아있지를 않은 걸
오랜 여행 뒤에서 남루해진 너의 그 짐들을 기워 줄
바늘과 실을
나에게 너는 좁은 틈새라도 스며드는 물기
하지만 난 지금 비늘 벗겨진 채 가쁜 숨 쉬는 금붕어
살갗을 닿는 것조차 따가운 8월 햇살 빈 어항 밖으로
메말라가는
너는 잘 기억하는지
처음 여기 오기까지 지나 온 되돌아 갈 너의 시간
너는 잘 알고 있는지
외롭고 고단한 너의 발길에 난 반짝이는 조약돌도 못 되네
너의 시간을 막고, 날아갈 너의 날개를 잡고
너의 추억들과 희망들까지
나는 왜 미련했는지
담아두고 쌓아두고 에둘러 가려두고 숨 졸이며
나는 왜 비겁했는지
나란히 걷던 초저녁 산책길 말 한마디 미리 못 해주고
하지만 너와 잠시라도 단꿈을 함께 꾸었네